"이재용 회장, 쪽방촌 둘러보고 눈물"…20년 남몰래 후원 "이재용 회장, 쪽방촌 둘러보고 눈물"…20년 남몰래 후원
"이재용 회장, 쪽방촌 둘러보고 눈물"…20년 남몰래 후원
문화 연예

"이재용 회장, 쪽방촌 둘러보고 눈물"…20년 남몰래 후원

by 모르지 2024.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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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의원 설립자 전기 '의사 선우경식' 책서 첫 공개

이재용회장 요셉의원

 

2003년 사비 1000만원 건넨 뒤 매달 기부금 보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여년간 쪽방촌 환자들을 무료로 진료해 주는 요셉의원에 후원해 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회장의 선행은 고(故) 선우경식 요셉의원 설립자의 삶을 다룬 책 '의사 선우경식'에 담겼다.

2003년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상무가 쪽방촌의 극빈 환자를 치료하는 요셉의원을 방문한 모습. [사진제공=위즈덤하우스] 이 책에 따르면 이 회장은 상무로 재직 중이던 2003년 6월27일 회사 관계자들과 함께 극비리에 요셉의원을 방문했다. 선우경식 원장이 삼성 호암상을 받은 직후였다. 삼성 측에서 외부에는 알리지 않기를 원했고, 선우 원장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이 회장은 선우 원장의 안내로 병원 구석구석을 돌아봤다. 주방과 목욕실, 세탁실, 이발실을 둘러보며 병원 안에 이런 시설이 있다는 걸 신기한 눈으로 바라봤다고 한다.

그때 선우 원장은 “혹시 쪽방촌이라는 데를 가보셨습니까?”라고 물었다. 이 회장은 “제가 사회 경험이 많지 않고 회사에 주로 있다 보니 쪽방촌에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 회장이 흔쾌히 동의하면서 요셉의원 근처의 쪽방촌 가정을 찾게 됐다고 한다.

단칸방 안에는 술에 취해 잠든 남자와 얼마 전 맹장 수술을 받은 아주머니, 아이 둘이 있었다. 선우 원장 어깨 너머로 방안을 살펴본 이 회장은 작은 신음을 내며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 자리에 있던 이는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사람이 사는 모습을 처음 본 이 회장이 자신도 모르게 터져 나오려는 눈물을 참은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쪽방촌 일대를 둘러본 그는 "이렇게 사는 분들을 처음 본 터라 충격이 커서 지금도 머릿속에 하얗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1000만원이 든 봉투를 선우 원장에게 건넸다. 회사 공금이 아닌 사비였다. 이후 요셉의원에는 이 회장이 매달 보내는 일정액의 기부금이 전달됐다.

이 회장은 이후로도 평상복 차림으로 요셉의원을 찾았다. 또 사회공헌 사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선우 원장과 함께 노숙자와 가난한 이들을 위한 '밥집 프로젝트'도 추진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근처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삼성전자 본관으로 찾아가 반대 시위를 벌였다. 노숙자들을 끌어들인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프로젝트는 무산됐다.

이 같은 일화는 이 책의 '쪽방촌 실상에 눈물을 삼킨 삼성전자 이재용 상무' 편에 구체적으로 소개돼 있다. 이 회장은 물론 삼성전자도 이러한 일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한편, 결혼도 하지 않은 채 평생 무료 진료를 해온 선우 원장은 급성 뇌경색과 위암으로 고생하면서도 마지막까지 환자를 위해 노력하다 2008년 6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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